관상 (이태룡) 들어가는말

관상 (이태룡) 들어가는말

관상보다 심상이다.

올바른 마음을 지녀야 밝은 상이 만들어지고 밝은 마음을 유지해야 긍정적인 상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밝고 긍정적인 상은 사람들 끌어들이고, 그결과 인생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상을 살피는 것보다 자신의 상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상이 좋든 나쁘든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개체 로서의 기본 개성일 뿐이다. 그리고 기본개성을 자신의 주도로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의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린 문제다. 늘 밝은 사람은 당연히 얼굴에서 웃음기가 떠나지 않을 것이고, 늘 짜증을 내는 사람은 당연히 얼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상이 좋다는 것은 결국 그사람이 인생을 풍요롭고 슬기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을 알면 공존하기 쉽다.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무엇을 배려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떄문이다.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중 하나는 관상을 보는것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흥미를 갖고 관상을 연구, 발전시켰다.

관상을 한자로 관상이라고 쓰는데 이는 상 (相, 생김새)을 본다(觀)는 의미이다. 따라서 사람의 얼굴은 인상이고 그것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관상이다. 그런데 왜 형상과 모양을 나타내는 한자인 像을 쓰지 않고 相을 썼을까?

그이유는 부처님의 얼굴을 일반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되도록 높여 표현하는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얼굴은 32상 80종호를 갖추었다고 설명하는데 여기사 상相과 호好를 따 상호라고 부른다. 이 상호에서 얼굴의 생김새를 뜻하는 상을 따 관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즉 관상은 부처님의 얼굴을 기준으로 얼마나 그에 잘 어울리는 지를 판단한다는 의미다.

인상의 기준이 부처님의 얼굴이 된 이유는 관상의 발전과정에 있다. 관상의 대표적인 대가로 달마대사와 마의선사가 있다.

남북조 시대에 남인도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달마대사는 선종을 펼치면서 달마상법을 전했고 송나라 사람인 마의선사의 제자 진희이는 마의상서를 저술했다. 달마상법과 마의상서는 관상학의 양대 저서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상법이기도 하다. 즉, 관상을 널리알리고 퍼뜨린 초기인물들이 모두 불교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像이 아닌 相으로 정립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인상학 자체는 한참을 더 거슬러 올라가 주나라 이후 발전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고 동방삭, 고포자 서복 허부 동중서 여불위 등의 인문들도 있지만 그 사실을 확인하기는 어려워 현재까지 관상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달마대사와 마의선사다.

이후 발전을 거듭한 관상학은 곽림종관인법 허부식인론 귀안경 신상전편 억비상법 수경상법 등의 저서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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